망상은 쉽지

 

 

 

미안 그 말이 입에 붙었다 다른 이와 분쟁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

 

내 말을 전달하는 동안 다신 채워지지 않을 것들이 입 밖으로 빠져나가는 기분이 든다 그것을 감정이라 통칭한다면 내 몸은 감정이라는 자원이 한정된 지구와 같다 하지만 난 지구에 무익한 인간과도 같아서 한없이 스스로를 소비하려든다 감정을 모두 소비해버린 존재를 뭐라 정의할 수 있을까

 

이미 기다리고 있을 결말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긴 하지만 대책은 없다 그저 어디선가 기계의 신이 대뜸 나타나 '너의 노력에 감탄했노라' 따위의 클리셰로 감정을 채워줄지 모른다

 

미안, 쉽게 말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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