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가 유난히 심한 이유는 자는 사이에 영혼이 멀리 여행을 떠난거라 너는 말했지
소리를 듣고 찾아올 수 있게 약속한 거라고
흠뻑 젖은채 꿈에서 깨어나곤 했다 힘든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것처럼 생생한데 금방 잊히니까 아쉬워 영혼이 되고 싶다고 나는 모니터에 얼굴을 들이밀며 입버릇처럼 말했지 마우스를 쥔 손은 무언가를 찾고 헤매이지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몸 한 구석에 들리고 척추를 타고 뻗은 영혼은 연수를 지나 뇌하수체에서 퍼엉 정수리에는 김이 피어오르고
잠깐의 고양감뿐이었다
꿈의 한 장면이었다 도망치고 있었다 뱃고동 소리가 쫓아오고 있었고 고층 건물 사이를 누비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왼쪽 어깨에 앉아있던 팅커벨이 돌아가야할 시간이라 말했다 몸을 더 빨리 움직여 도시를 벗어나고 산속을 헤쳐가고 바닷길을 거닐어도 몸을 흔드는 소리는 커져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