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전부를 뜻한다지만 엎어집니다 출렁이며 사방으로 튀는 몽상들은 늘상 오는 새벽처럼 차갑습니다
마지막을 논하고
과정이 중요하다 지껄이고
처음과 끝이 없으면 과정도 없다고 반복하며
그 본질이 어떻든
아래로 흐르고 있습니다
아직 첫 운을 띄우지 못했습니다만
엄지발가락 끝에 미지근한 꼬투리가 닿습니다
검지와 중지
약지와 새끼
발바닥을 흠뻑 적셔도 깨어나지 못하고
막을 수 없는 흐름이 주위를 배회하여
고민하고 있습니다
차가웠던 물이 더워질리 없으니
바닥에 흥건한 물을 주워서 컵에 담습니다
물을 어떻게 줍냐고요?
망상으로는 뭘 못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