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떨린다 벌벌

감추려 해도 어버버대니까 다들 눈치챘나보다

대놓고 면박을 주든 벽 너머 구멍으로 훔쳐보든 동그란 눈은 송곳이 되어 찌르니 약을 바르자

찢어진 피부 속으로 오라메디가 스며든다 몸 이곳저곳은 투명한 색을 띄며 반짝반짝 빛나니까 눈에 띌텐데

온몸이 떨린다 으슬으슬

한여름에 감기는 개도 안걸린다던데

너무 추워서 커튼을 치고 문도 닫고 벽에 난 구멍도 막았지만 여전하다

두꺼운 이불 안에서 전기장판 온도를 끝까지 올린다 방안에는 여전히 바람샐 구멍이 많다

그 생각만으로 소름이 돋는 것이다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그러한 의문을 문 밖 너머에서 들은 것 같다

그들의 목소리가 문 틈 사이로 들어와 바닥을 기어 침대 밑으로 쏘옥 들어간다

나는 그 아래를 들여다볼 용기가 나질 않는다

침대 밑 공간에는 송곳과 같은 한기가 흐르니까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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