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아오던 공을 향해 야구배트를 휘둘렀지 어디론가 날아갔고
쳐냈던 순간을 기억하지 두 손은 땀으로 가득해서 손잡이는 미끄러웠어 눈은 힘이 실린 공을 응시해야했지 후들대는 다리를 곧세우고 온몸을 뒤틀며 양 두팔에 힘을 주어 깡-
소리가 두 눈을 삼켰지 앞이 보이지 않아 너에게 공이 어디로 날아갔냐 물어보니 수많은 목소리가 재잘대고 있었지. 깡-소리가 토악질을 했고 눈이 밝아졌을 때 근심어린 얼굴을 본뜬 가면 쓴 사람들이 심사위원 석에 앉아있었지 점수판은 각각 10점 만점에 5점 4점 3점.
공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가야 멋진거야.
안타 정도가 아니라 홈런을 날렸어야지
이래선 프로데뷔 못한다 너?
쏘아진 문장 하나하나가 손 끝을 물어뜯었어 물어본 질문의 답을 듣지 못했지만 맞는 말이라며 고개를 조아렸지 구멍 하나 뚫리지 않은 가면이라 말이야
모르겠다는 말이 버릇이 된지 오래야. 여전히 스윙 자세를 취하면서 온몸은 긴장상태지
다음에 쏘아오는 공은 어디로 날아가는지 보고싶어 눈을 부릅떠도 깡-소리에 정신은 아득해지고